기술&제품
[배터리101] 전기자동차 배터리의 종류
2024.09.06
명사 뒤에 붙는 숫자 ‘101[wʌ́nouwʌ́n]’은 기초 과정, 입문, 기본이라는 뜻입니다. '배터리101'은 배터리가 궁금한 모든 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배터리의 역사부터 기초 원리, 구동 원리 등 기술적인 부분과 IT, 전기자동차, ESS 등 산업적인 부분, 그리고 차세대 기술과 삼성SDI가 열어갈 미래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배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은 우리의 상상보다 무한할 것이기에, ‘배터리101’을 통해 그 세상 속에서 삼성SDI의 역할을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삼국시대가 시작되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를 생각했을 때 떠오르는 것 중 하나는 차체 바닥에 깔린 커다란 사각형 틀일 것입니다.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차량 별로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등 각기 다른 형태의 배터리가 들어 있습니다.
탑재량을 보면 각형이 가장 많은 양을 자랑하기는 하지만, 압도적 1위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파우치형과 원통형도 상당량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세 가지 배터리 형태가 각축전을 벌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는 왜 하나의 통일된 형태 없이 차량에 따라 다르게 탑재되는 걸까요? 배터리의 형태별 특징과 함께 그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형태별 탑재량]
원통형 배터리도 전기자동차에 쓰일 수 있다
2000년대 중반까지, 전기자동차용 배터리로 원통형 배터리를 떠올리는 이들은 거의 없었습니다. 작지만 용량과 밀도가 높아 순간적으로 큰 힘을 필요로 하는 전동공구나 청소기 등에는 폭넓게 사용되고 있지만, 전기자동차에 쓰이기에는 단위 용량이 작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원통형 배터리가 전기자동차에 탑재되기 위해서는 수천 개에 달하는 셀이 들어가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에 상당 부분 사용되고 있습니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가장 먼저 기술적 성숙도가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오랜 기간 기술이 축적되어 안전성과 공법에 대한 신뢰도가 많이 쌓여 있습니다. 특히 전기자동차 개발에는 이미 수많은 차체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배터리에 있어서도 검증된 기술이 많이 채택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원통형 배터리가 적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더불어 원통형 배터리는 양산성이 높아 가격 경쟁력 확보에 매우 유리합니다. 양산성이란 단위 시간당 많은 제품을 생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고속 공정과 함께 높은 수율을 위한 안정화된 공법이 뒤따라야 하는데, 원통형 배터리는 젤리롤을 돌돌 마는 형태로 고속 공정이 가능합니다. 이는 파우치형과 각형 배터리에 비해 매우 특화된 장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형 배터리, 전기자동차에 가장 많이 쓰이는 이유가 있다
전기자동차에 가장 많이 탑재되는 각형 배터리는 통조림과 비슷한 구조입니다. 단단한 알루미늄 캔에 배터리 내용물을 담고 뚜껑을 덮은 뒤 레이저로 용접하여 완전히 밀봉합니다. 통조림이 생산된 후 수십 년이 지나도 안의 내용물은 거의 변화가 없는 것처럼, 각형 배터리 역시 수명이 길고 외부 충격에 강합니다.
배터리는 충전과 방전 과정에서 열이 발생합니다. 특히 급속충전이나 고출력 등 높은 성능을 낼 때 더욱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이때 열을 배출하지 않으면 배터리 내부에 열이 축적됩니다. 이렇게 배터리가 열화되면 수명이 단축되거나 내부가 손상되어 스웰링 등의 안전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각형 배터리의 장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열전도도가 좋은 알루미늄 캔이 냉각기 역할을 해 열 방출이 우수하기 때문입니다. 냉각 성능이 우수하고 외부 충격에 강해, 모듈이나 팩도 구조적으로 보다 단순하게 만들 수 있어 원가 경쟁력 측면에서도 유리합니다.
[삼성SDI의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셀]
파우치형 배터리는 원통형이나 각형보다 배터리를 둘러싼 외관이 얇은 편입니다. 금속 외관으로 만드는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와 달리, 파우치형 배터리는 연성이 있는 재질로 만들기 때문입니다. 그만큼 상대적으로 가볍고, 다양한 사이즈로 만들 수 있으며, 에너지 밀도도 높은 편입니다. 다만 원통형과 각형 배터리보다 외부 충격에 약해 모듈이나 팩으로 만들 때 이를 보완하는 기술력이 필요하며 생산비용 또한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