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제품
[배터리101] 기본이 중요해! 원통형 배터리
2024.07.26
명사 뒤에 붙는 숫자 ‘101[wʌ́nouwʌ́n]’은 기초 과정, 입문, 기본이라는 뜻입니다. '배터리101'은 배터리가 궁금한 모든 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배터리의 역사부터 기초 원리, 구동 원리 등 기술적인 부분과 IT, 전기자동차, ESS 등 산업적인 부분, 그리고 차세대 기술과 삼성SDI가 열어갈 미래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배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은 우리의 상상보다 무한할 것이기에, ‘배터리101’을 통해 그 세상 속에서 삼성SDI의 역할을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
작지만 힘 좋고 오래간다
소형 배터리 중에서도 원통형 배터리는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로 꼽힙니다. 1991년 리튬이온 배터리가 상용화된 이래로 원통형 배터리는 가장 먼저 상품화 되었습니다. 지름 18mm, 높이 65mm 사이즈를 가지고 있어 18650 배터리로 불리기도 합니다. 18650 배터리가 범용 사이즈로 널리 사용되면서, 원통형 배터리는 배터리 제조 기술 발전에 커다란 동력이 되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각형이나 파우치형 배터리에 비해 생산성이 뛰어나며, 배터리 제조에 오랜 시간 기술 노하우가 필요해 신생 배터리 업체가 추월하기 어려운 분야로 꼽히기도 합니다.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원통형 배터리의 특징은 고용량과 고출력입니다. 이는 원통형 배터리의 외관 구조가 양극과 음극, 분리막을 동그랗게 말아서 만드는 젤리롤의 형태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를 통해 배터리 내부 공간의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어 에너지 밀도가 높고, 내부 저항도 최소화할 수 있어 고출력 제품에 유리한 것입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양극재는 보통 니켈 함량이 60% 이상인 하이니켈 소재를 사용하며, 일반적으로는 NCA와 NCM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니켈 함량이 높기 때문에 용량과 출력에 있어 유리하지만, 안전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원통형 배터리는 둥근 외관 덕분에 내부의 열을 고르게 방출할 수 있고, 내부에도 안전성 확보를 위한 장치들을 설치할 수 있어 발화의 위험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입니다.
대표적인 안전장치로는 PTC(Pressure Temperature Current Switch), CID(Current Interrupt Device), 그리고 벤트(Vent)가 있습니다. PTC는 과전류가 발생해 저항이 높아질 때, CID는 배터리 내부에서 가스가 발생해 압력이 커질 때 전류를 차단합니다. 벤트의 경우 내부의 가스를 외부로 내보내 폭발을 방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애플리케이션이 원통형 배터리의 부활을 이끈다
배터리의 발전은 배터리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특히 소비자의 니즈가 변화함에 따라 배터리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대량생산이 쉽고 가격 경쟁력도 높은 편입니다. 또한 오랜 시간 다양한 제품에 적용되며 신뢰성을 높여왔습니다. 하지만 얇고 가벼운 IT 기기가 등장하며, 상대적으로 부피가 큰 원통형 배터리 시장은 줄어들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가 시장에서 사라질 위기의 순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무선 전동공구 시장이 등장하며 원통형 배터리가 다시 주목받기 시작했습니다. 과거 전동공구(Power Device)는 부피도 크고 무거운 데다 전원 케이블을 연결해야 해서 사용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공구는 전문가들만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취급되었습니다. 하지만 무선 전동공구 시장이 열리면서, 가구 제작과 인테리어까지 직접 해내는 진정한 DIY(Do It Yourself) 시대가 열린 것입니다.
이러한 전동공구의 무선화를 주도한 것이 바로 배터리입니다. 전동공구는 콘크리트를 뚫거나 나무를 절단할 때 사용하므로 강한 출력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 기기입니다. 그래서 배터리도 장수명과 고용량의 성능이 필요합니다.
무선 전동공구 시장의 확대는 곧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부활로 이어졌습니다. 현재 원통형 배터리는 전기자전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Micro Mobility) 시장을 비롯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시장조사기관 SNE 리서치에 따르면, 2022년 98억 개가 팔렸던 원통형 배터리는 2030년에 150억 개가 넘게 판매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소형 배터리 셀, 원통형 배터리 셀 판매량]
특히 전기자동차 시장은 원통형 배터리의 주요 시장이었던 노트북이나 전동공구 등과는 그 규모에 있어 차원이 다릅니다. 10개 이내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기기에 비해 전기자동차 한 대에만 수천 개의 원통형 배터리가 탑재되기 때문입니다.
삼성SDI 역시 18650(지름 18mm, 높이 65mm) 원통형 배터리와 에너지 용량을 최대 50%까지 늘린 21700(지름 21mm, 높이 70mm) 원통형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으며, 지름이 46mm인 중대형 원통형 배터리를 개발 중입니다. 이를 통해 전동공구, 전기자전거,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