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에는 삼총사가 있다

오늘날 배터리의 사용처는 매우 다양합니다. 배터리를 사용하는 기기보다 사용하지 않는 기기를 찾는 것이 더 쉬울 정도입니다. 기기마다 요구하는 배터리의 크기, 사용시간, 용도가 다르기에 종류도 상당히 다양합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으로 분류해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삼성SDI 배터리]

원통형, 각형, 파우치형 배터리에는 모두 다른 특성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통형은 대량생산이 가능해 높은 생산성과 낮은 가격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규격 제품이기 때문에 원하는 형태로 가공하기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반면 원하는 형태로의 생산이 용이한 파우치형은 크기와 용량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지만 대량생산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생산성과 가격 면에서 원통형과 비교해 경쟁력이 높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 가지 배터리는 범용성, 생산성, 가격뿐만 아니라 출력, 안전성, 가공성에서 각각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좋은 배터리를 선정하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습니다. 우선 배터리를 필요로 하는 기기의 특성과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해야 합니다. 배터리의 형태별 장단점을 숙지하고 배터리가 사용되는 기기에 대한 정보를 모두 알아야 최적의 배터리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작지만 힘이 세다

배터리를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AA건전지는 원통형 배터리입니다. 세계 최초로 양산한 리튬이온 배터리 역시 원통형 배터리였습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사이즈가 작은 것이 특징입니다. 예전에는 주로 소형 IT 기기에 사용되었으며, 고용량과 고에너지의 특성을 바탕으로 순간적으로 높은 에너지 출력이 필요한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전동공구 속 원통형 배터리]

대표적으로 원통형 배터리가 들어가는 기기는 전동공구, 로봇청소기, 정원공구 등이 있습니다. 이들 기기는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야 하는 공통점을 가집니다. 특히 전동공구는 콘크리트를 뚫고, 나무를 자르거나 금속을 가는 용도 때문에 순간적으로 강한 힘을 내는 고출력 배터리가 필수입니다. 더불어 작업자가 오랜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도록, 용량이 크고 수명이 길어야 합니다. 안전성도 매우 중요하게 고려됩니다. 진동에 강해야 하고, 갑작스러운 고전류로 부하가 걸리더라도 불꽃이 튀거나 사용자가 불편하지 않도록 제어가 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원통형 배터리는 이러한 요구 조건에 부합해 현재까지 오래도록 사용되고 있습니다.

원통형 배터리의 또 다른 특징은 규격화된 사이즈입니다. 이에 따라 넓은 범용성을 갖고 있다는 것은 큰 장점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생산할 수 있어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원통형 배터리의 외관 구조상 여러 개의 배터리를 묶어서 사용하는 경우, 배터리 사이에 생기는 빈 공간 때문에 용량과 에너지 밀도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각형 배터리는 외부 충격과 열에 강하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을 외장으로 사용한 캔 모양의 배터리입니다. 각형 배터리는 원통형 배터리에 비해 두껍고 파우치형에 비해 외부 충격에 강합니다.

오늘날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각형 배터리는 대부분 손바닥보다 크지만, 처음 등장했을 때는 이보다 훨씬 작았습니다. 들고 다니는 핸드폰에 들어가야 했기 때문입니다. 1983년, 핸드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는 ‘벽돌폰’이라고 불릴 정도로 그 크기가 매우 컸습니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한 손에 들어갈 정도로 작아졌는데, 그 중에는 배터리의 발전도 있습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핸드폰에 들어간 배터리는 니켈수소 배터리였습니다. 이것이 리튬이온 배터리로 교체되면서 핸드폰은 비로소 얇고 가벼워질 수 있었습니다. 당시 핸드폰 배터리는 착탈식으로 교환이 가능했는데, 삼성의 로고가 박힌 각형 배터리가 큰 활약을 했습니다. 이러한 각형 배터리의 인기는 핸드폰에만 머무르지 않고 슬림 노트북에도 채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얇은 디자인의 스마트 기기가 등장하며, 각형 배터리의 채용도 줄어들었습니다. 대표적으로 스마트폰의 등장은 각형 배터리에 큰 타격을 주었습니다. 모양과 크기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배터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파우치형 배터리가 적극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한 것입니다.

[전기자동차 속 각형 배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