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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101] 양극과 음극을 막아 안전을 지키는 분리막
2024.07.12
명사 뒤에 붙는 숫자 ‘101[wʌ́nouwʌ́n]’은 기초 과정, 입문, 기본이라는 뜻입니다. '배터리101'은 배터리가 궁금한 모든 이들을 위한 입문서로, 배터리의 역사부터 기초 원리, 구동 원리 등 기술적인 부분과 IT, 전기자동차, ESS 등 산업적인 부분, 그리고 차세대 기술과 삼성SDI가 열어갈 미래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배터리가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은 우리의 상상보다 무한할 것이기에, ‘배터리101’을 통해 그 세상 속에서 삼성SDI의 역할을 되새기면 좋겠습니다. |
분리막의 최우선 조건은 안전성이다
분리막은 크게 세 가지 역할을 합니다. 먼저, 배터리 내부의 양극과 음극이 접촉하지 않도록 물리적으로 분리하는 역할을 합니다. 어떤 비정상적인 상태로 인해 배터리 내부의 온도가 올라가면 액체 전해질이 말라 양극과 음극 사이에 단락(short)이 발생해 화재나 폭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절연층인 분리막이 이런 상황이 일어나지 않도록 막아 주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분리막의 표면에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포어(pore)라는 기공이 있습니다. 이 작은 통로를 통해 리튬이온이 양극과 음극으로 이동하여 충전과 방전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안정성 확보입니다. 배터리 내부의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 올라가게 되면 분리막의 기공들이 막히면서 리튬이온의 이동을 차단합니다. 이는 뜨거운 열에 비닐이 수축하는 것과 같은 원리로, 열이 오르는 상황에서 모든 통로를 차단해 단락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더불어 분리막은 높은 기계적 강도를 지니고 있어, 강한 힘을 받을 때 배터리 내부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이물질이 양극과 음극 사이를 오가는 것을 차단합니다. 이 또한 안정성 확보에 매우 중요한 요소입니다.
리튬이온배터리에서 사용하는 박막 분리막의 두께는 5~30마이크로미터(μm)로 매우 얇고 기공의 크기는 10~500나노미터(nm) 정도로 매우 작습니다. 분리막의 두께가 얇을수록 동일한 부피 내 양극과 음극 활물질을 더 넣을 수 있기 때문에 에너지 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에 배터리 업체들은 기계적 강도는 더 높으면서도 두께는 더 얇은 분리막을 개발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분리막 코팅 기술로 차별화한다
분리막의 제조 방식은 리튬이온이 오가는 기공을 어떻게 만드느냐에 따라 건식과 습식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본 습식분리막(좌)과 건식분리막(우)]
건식 제조는 필름 원단을 당겨 PP(Polypropylene)나 PE(Polyethylene) 결정의 계면 사이를 벌려서 기공을 만드는 방식으로, 비교적 제조 공정이 간단한 편입니다. 습식 제조는 PE에 기름을 섞고 여러 첨가제를 넣어 고온과 고압으로 이를 반죽해 필름을 뽑아내는 방식입니다. 이후 분리막을 냉각하며 성형할 때 PE와 기름의 상분리가 일어나고, 용매 추출을 통해 기름을 뽑아내면 그 자리가 기공이 되는 것입니다.
건식과 습식은 각각의 장단점을 지닙니다. 건식은 제조 공정이 간단하지만, 기공의 크기가 불균일하고 습식에 비해 기계적 강도가 약합니다. 반면, 습식의 경우 기공의 크기를 균일하게 만들 수 있지만 제조공정이 복잡해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습니다.
과거에는 분리막에 베이스 필름이라는 원단 필름 소재 하나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성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재와 코팅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데, 특히 코팅을 통해 분리막의 안전성은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코팅 방식은 구체적으로 내열 코팅과 접착 코팅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내열 코팅은 분리막 원단 필름에 고내열 바인더와 세라믹 입자를 코팅해 원단의 수축을 억제하는 방식입니다. 한편 접착 코팅은 분리막 원단 필름에 접착 바인더를 코팅하고 이를 극판과 접착하여 분리막의 변형을 방지하는 방식입니다.
[세라믹 코팅 분리막의 표면 이미지]
삼성SDI는 외부에서 공급받은 원단에 세라믹과 폴리머 소재를 섞은 슬러리를 코팅하여, 내열성과 접착성은 물론 뛰어난 원가 경쟁력을 갖춘 분리막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또한 2013년 자체 연구개발을 시작, 이듬해 구미사업장에 분리막 생산라인을 완성하며 차별화된 기술경쟁력을 확보했습니다.
특히 삼성SDI는 분리막 표면에 세라믹 코팅과 바인더 코팅을 동시에 하는 MCS(Multi-layer Coated Separator) 기술을 적용한 ‘고 내열성 접착 분리막’을 개발했습니다. 이처럼 분리막 표면에 코팅을 하고 접착력을 더하면 내열 기능이 향상되어 배터리의 화재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고, 물리적 충격에 대한 안전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